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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 CHOI

 

몇 년 전 미친(?) 실력의 스케이터가 한국을 찾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유튜브의 한 영상을 통해 그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작은 체구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로부터 벌써 몇 년이나 지난 후에 그를 처음 만났다. 그동안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했는지 생각했던 것 보다 한국말을 잘했고 그 덕에 파워풀한 스케이트보더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Jason Choi poses for a portrait at Dongdaemun Hullyeowon Park in Seoul, South Korea on March 22nd, 2013 // Hansol Choi / Red Bull Content Pool // P-20130323-00039 // Usage for editorial use only // Please go to www.redbullcontentpool.com for further information. //
밤 늦게 미안하다. (인터뷰 시작 시간이 오후 9시쯤이었다.)
아니다 괜찮다. 나도 오전, 오후에는 다른 활동이 많아서 늦은 저녁 약속이 좋다.

일단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이름은 최재승. 미국에선 Jason Choi라 한다. 레드불, 케이던스 소속의 스케이트보드 선수이다. 레드불이야 누구나 알 만한 이름이고 케이던스 역시 국내에 전개하는 브랜드가 아주 많다. 베이커(BAKER), 데스 위시(DEATHWISH), DGK, 골드, 크루(KR3W), 수프라(SUPRA), 라카이 (LAKAI) 등 뭐 좋은 브랜드 참 많다. 나보다 한 4살 정도 많은 필(Phil) 형이 대표로 있다.

레드불은 국내 선수가 많지 않은 걸로 알고있는데
맞다. 내가 알기로도 아마 네명? 클라이머 김자인, B-Boy 홍텐, 웨이크보더 윤상현, 그리고 스케이트보더 나. 이렇게 네명일 거다. 레드불 인터내셔널 본사로부터의 지원이기 때문에 많지 않다.

레드불로부터의 지원이라는 건 어떤 게 있나? 다들 동경하고 있지만 정작 자세히는 모를 것 같다.
가장 큰 메리트는 ‘내가 꿈꾸는 것’을 이룰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예전부터 비디오를 통해서나 보던 해외 스케이트보드 대회가 있었다.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참가가 어려웠지만 레드불에 그 고충을 얘기하니 보내줬다. 아, 겨울에는 너무 추워서 스케이트보드를 타기가 어렵다고 이야기했더니 나를 위해 실내 파크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작년에는 전국의 스케이트보드 스팟을 돌며 촬영을 했는데 그것도 REDBULL JOYTOUR with Jason Choi란 프로젝트로 별도의 예산을 배정받아 부담 없이 즐겁게 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월 급여도 받고…….

누가 봐도 부러워할만한 조건이다. 하지만 그 정도 스케이트보드 실력을 갖추기란 쉽지 않을 텐데 스케이트보드는 언제부터 탔나?
미국에서 살던 열네살 때부터 타기 시작했다. 가장 친하게 지내던 이웃 집 친구들이 갑자기 학교에 스케이트보드를 들고 나타나서 나도 따라 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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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통해 비디오(Jason Choi-7 Tries on Canadian Embassy 21 (HDV Angle) / Filmed by Adam Turrisi) 를 봤었는데 그때가 언제였나?
아마 17살쯤? 한창 스케이트보드 타는 친구들과 워싱턴 DC에 투어를 다닐 때였는데 하루는 돌아가는 날 그 스팟을 발견했다. 캐내디언 엠버시 (Canadian Embassy)란 21계단 스팟. 당시에 내가 가장 좋아하던 기물도 계단이었고 친구들에게 “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했더니 모두 안믿었다. 그래서 친구들이 “니가 하면 100달러 주겠다.”고 해서 시작했다. (웃음) 살고 있던 버지니아주로 돌아와서 비디오 찍던 친구들과 스케줄을 맞춰 다음번에 이동해서 챌린지했다. 다른 어려움보단 너무 높아서 내려오는동안 롤러코스터를 탈 때와 같이 다리에 힘이 쭉 빠졌다. 그 때문에 랜 딩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유튜브에 비디오가 공개되고 나서는 뭔가 생활의 변화가 있었나?
그냥 뭐 내가 평소에 멋있다고 생각하던 스케이트보더들이 먼저 다가와 악수 해주고 “비디오 잘 봤다.”고 이야기해주는 그런 일들이 있었다. 아, 친구들이 교내방송에도 틀었던 적이 있다. 그덕에 전교생이 다 알게 됐다.

그런데 한국에는 무슨 일로 오게 됐나?
실은 스케이트보드를 그만 탈 생각이었다. 스케이트보드로는 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뭔가 다른 인생을 찾아보고자 한국에 왔다. 미국에서의 생활에 질려있기도 했었고……. 한국에 스케이트보드 신(Scene)이 존재하는지도 몰랐는데 막상 와보니 스케이트보더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 그때 ‘이건 운명인가보다.’ 생각했다. 미국에선 이럴 때 ‘Everything happens for a reason’이라고 한다. 다 이유가 있어서 일어나는 일이라 이거다. 한국에 올 때는 미국에서 다니던 고등학교도 관두고 뭘 할지도 정하지 않고 혼자 넘어왔던 거라 당연한 얘기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생각해보면 아버지는 내게 늘 “큰 사람이 되기 위해선 공부를열심히해야한다.”고 하셨는데 그 이야기가 너무 싫었던 것 같다. 결국 나는 아버지가 바라는 방향으로 가진 않았지만 그가 원하던 존재가 됐다. 이제는 아버지도 내 삶의 방식을 인정한다.

돌아와서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 어렵지는 않았는가
처음엔 좀 문제가 있었다. 한국과 미국의 문화차이에 대해서 내가 잘 모르고 실수하는 부분도 있었고……. 나름 드라마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해 없이 다 같이친하게 잘타고 있다. 나는무엇보다친구들과 함께 하는 스케이트보딩이 너무 좋다. 혼자 타는 스케이트보드도 좋지만 함께하는 것과는 비교할수없다. 그래서 약속이 없을 때는 친구들이 학교나 일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거나 주말까지 기다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웃음) 미국에서는 계약이나 브랜드 이런 것과 관계없이 친구들끼리 편하게 같이 탄다. 내가 케이던스 소속이 될 때에도 가장 먼저 필형에게 “형 나 타고 싶은 대로, 타고 싶은 사람들이랑 타도 돼?”라고 물어봤다. 왜 그런 걸 묻냐고 하더라. (웃음) 그 덕에 요즘은 케이던스든 아오리(AORIPARK-스케이트보드 브랜드 수입원, 숍)든 경계없이 즐겁고 사이좋게 잘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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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스케이트보드 스팟 실정은 어떤가?
한국은 스케이트보드를 즐기기 너무 좋다. 예를 들어 스트리트 신을 촬영할 때도 경비 아저씨가 나와서 양해를 구하려고 하면 “너 방해하려고 온 거 아니다. 구경하고싶다. 하던 거마저 해라.”하는 분들도 계시다. 너무 좋다. 미국에서는 금방 경찰이 와서 보드 뺏기고, 벌금 받고 심하면 유치장 신세까지도 진다. 한국 경찰 분들은 “여기서 타시면 안돼요.”라고 친절하게 얘기해주니 얼마나 좋은가.

파크 상황은 좀 다르지 않을까?
맞다. 한국은 파크가 너무 안 좋다. 우선 파크가 많이 없거니와 있더라도 실망스러운 구성일 때가 많다. 그나마 갈 만한 뚝섬 파크에 가도 난 기물 두 개 밖에 안탄다. 박스와 플랫 레일. 다른 기물들은 전혀 스케이트보드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할까? 아무튼 기술을 하기에 각도가 잘 나오지 않는다. 아, 시루자(C-RUZA) 파크는 달랐다. 내가 한국에서 경험해 본 최고의 파크다.

스케이트보더로서 2014년 내 가장 큰 목표가 있다면?
일단 레드불과 케이던스의 클립을 두 개 촬영하고 있다. 올해 안에 발표 하는 게 목표이고 비디오를 통해 내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보여주고 싶다. 내 기존의 비디오들에 비해 기술의 난이도도 높아질 거고, 기물의 스케일도 더 커질 것이다. 그만큼 위험도 배가된다는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스팟의 발견이나 트릭을 연습하는 데 시간을 많이 쏟고 있다. 그래서 요즘 스케줄이 꽤나 빡빡하다. 해가 바뀌기 전에 꼭 멋지게 마무리 지을 수 있으면 좋겠다.

 

 

Jason Choi shows a trick at a local indoor skate park in Seoul, February 22nd.

기대가 되는데…그럼 길게 봤을 때 인간 최재승의 목표는 뭘까?
글쎄. 스케이트보딩엔 끝이 없다. 어차피 내 인생 끝날 때까지 함께할 라이프스타일 스포츠이고 뭐 스케이트보드 컴퍼니를 만들거나 패션 브랜드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아, 스케이트보드 외에 랩을 굉장히 좋아한 다. 미국에 있을 때는 곡도 쓰곤 했는데 한국에서는 잠시 내려놨다. 언젠가 다시 랩을 하고 싶다.

쇼미더머니 시즌4에 출연하면 되겠다.
아니다. 그건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그 프로그램에 나오는 래퍼분들을 다 존경하지만 쇼미더머니는 내 방식이 아니다. 나는 스케이트보더로서의 최재승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이런 나를 증명하기 위해 대회에 나가거나 스폰서를 팔지도 않았다. 시작부터 레드불이나 케이던스와 같은 스폰서가 있던 사람도 아니었고 나를 표현하는 비디오로 나 자신을 증명했다. 그런 나를 인정해 준 스폰서가 손을 내민 거다. 내가 다시 랩을 하게 되더라도 마찬가지다. 스튜디오에서 곡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어느 레이블의, 어디에 출연했던 최재승이 아니라 내가 만든 그 곡으로 나를 증명할 거다. 그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분들의 방식이 틀렸다곤 생각하진 않는다. 단지 내 스타일은 아니다. 그러니까 랩이나 스케이트보드 모두 단편적인 이야기고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며 살고 싶다. 난 계속 여행 중이라 생각한다. 새로운 것들을 만나고 새로운 곳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발견하고 계속해서 그런 것들에 도전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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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 마지막으로 리얼맥 독자들에게 전달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뮤지션이나 파이터, 스케이트보더나 댄서, 실은 모두가 똑같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힘든 때가 있고 기쁠 때가 있다. 결국 표현의 방법이 다를 뿐이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꼭 한 가지에만 빠져서 다른 곳을 바라보지 못할 것이 아니라 다른신에도 관심을 가지고 서로 존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Interview & Text 이원택

Photo Patrick wallner, Redbool Contents p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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